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

돈을 벌면 많은 것들이 해결된다. 가지고 싶은 것을 맘껏 살 수도 있고, 가고 싶은 곳에 갈 수도 있고, 하고 싶은 일과 취미도 얼마든지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돈이다. 그런데 조기은퇴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왜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목표금액을 만들어서 하루 빨리 파이어족이 되라고 하는 것일까? 조금 더 노력하면 더 많은 돈을 마련 할 수가 있는데 말이다. 

그 이유는 돈이 많으면 거의 대부분을 살 수가 있지만 살 수 없는 몇 가지가 있다. 이것은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살수가 없는 것인데 그렇다고 이것을 포기하고 인생을 살아가기에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행복에 도달할 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신도 생각해 보라. 당신은 과연 이것들을 포기하고도 돈만 많이 번다면 당신이 추구하는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지.

먼저,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은 시간(time)이다. 

그렇다. 시간은 잡을 수도 가질 수도 없이 그냥 흘러가는 것이다. 이 시간을 잘 사용하는 방법은 흘러가는 시간 안에서 최대한 보람 있고 당신의 인생에서 의미 있게 보내야 후회 없는 시간 사용방법을 한 것이리라. 젊을 때는 젊은 대로 그 시간에 경험해 보거나 겪어보아야 할 일들이 있고, 나이가 들면 드는 대로 그 시간에 또 해보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 누가 정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느끼기에도 시간이 지나면 할 수 없는 일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돈 버는 일보다 시간을 잘 보내는 일이 더 중요하니 모든 것을 제쳐두고 하고 싶은 일들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라는 뜻일까?"

그럴 수 없다는 것은 독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자유가 주어진 만큼 책임과 의무도 따르기 때문에 최소한의 해야 할 일까지 팽개쳐 버리면 아무리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하더라도 그 시간은 후회로 마무리 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노력으로 우리인생에 필요한 목돈을 만들고 fire선언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나는 소득이 어느 정도 늘어난 상태에서 극도의 절약과 추가수입을 통해서 빠른 시간 안에 파이어를 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러기 위해서는 30대 중반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고 소득도 늘어났을 것이고, 20대 때부터 사회생활도 해보았으니 이리저리 부딪힘도 겪어 보았을 터이고, 본인의 인생관도 어느 정도 잡혀있을 때가 바로 30대 중반이라고 본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라 함은 약 5년 정도를 추천한다. 5년이 넘어가면 극도의 절약을 하기에 무리가 있을 염려가 되기 때문이고 어느 정도의 소득이 있는 상태에서는 목표를 과하게만 잡지 않는다면 5년 정도의 최대치의 노력이면 충분히 파이어족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시간을 길게 잡는다고 더 많은 돈으로 파이어족이 되는 것도 아니다.

또, 돈으로도 살 수없는 것은 가족, 연인 등 가까운 사람들과의 추억이라 말하고 싶다. 

여기에 대해서는 돈을 극도로 모으는 기간에는 추억을 쌓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느 정도 단시간이라는 목표가 있고, 같이 이루어 나가는 것이라면 그것은 끝이 있는 과정이기에 무언가를 위해서 함께 노력한, 인생에서 보통 사람들은 경험하기 힘든, 추억을 가지는 경우라고도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 분명 돈을 극도로 절약하며 부업도 해가면서 모으는 시간은 즐거울 수 없다. 하지만 목표가 있고 영원히 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구나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해 나간다면 분명히 그 목표를 이룬 후에는 지난날들의 나 자신과 우리는 뿌듯하고 대견하게 느껴짐은 물론일 것이다. 또한 내손으로 직접 나의 미래를 사서 조기은퇴라는 선물을 나에게 준 것이기 때문에 자존감 또한 높아지므로 파이어족이 된 이후의 삶에서도 주체성이라는 확고한 자신만의 인생관이 서게 된다.

어차피 인생은 누가 대신 살아주지도 않고 누가 거저 주지도 않는다. 내가 헤쳐 나가야 한다. 부모가 돈이 많아서 돈 좀 대주면 좋을 것 같겠지만 내가 직접 벌고, 모으고, 투자한 지식이 있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흩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들과 비료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자. 내 안에도 충분히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그것만으로도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

나도 돈이 없을 때는 돈이 제일 중요한 가치인 것 같았다. 돈이 인생에서의 90%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글도 읽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돈을 가지게 되니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도 흘러가고 있는 시간과 내 주변의 나를 아끼고,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의 하루하루의 추억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 돈은 정신 차리고 다시 벌 수도 있지만,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위한 시간은 지나가 버리면 되돌릴 수 없다. 그리고 그 추억들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려면 기본적인 돈은 가져야 한다는 결론이 도달했다. 그래서 과하지 않은 목표를 세우고 너무 늦지 않게 파이어를 선언하고 시간의 자유인인 파이어족이 되었다. 

이제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시간에 어디서든 만날 수 있음을 누리면서 남들이 보기에는 별 특별한 날들도 아닌 것 같이 보이겠지만 난 하루하루가 새롭고 설레면서 살아가고 있다.

특히 해가 바뀌는 신년이 되면 올 한해는 어떻게 살아볼까? 하는 계획을 온전히 내 마음대로 세워볼 수 있는 세상에서 몇 명 안 되는 사람들만 누리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이 특권은 돈만 많다고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잘 알고 어떤 상황에서 자신이 가장 행복해 하는지를 잘 아는 사람이, 남들이 보기에는 근사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나의 삶의 주제와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내려놓을 줄도 아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정말 특별한 권리이다.

돈이 없을 때는 돈을 버는 것이, 특히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돈은 어느 순간에는 멈출 줄 알아야하는 것이다. 목표가 돈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파이어족들은 이 사실을 일찍 깨달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모을 때는 극도의 절약을 하지만 목표한 금액에 도달하게 되면 미련 없이 멈추고 진정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멋있다. 멈출 때를 알고 나아가는 자의 발걸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돈에 끌려 다니지 말고 돈을 통제하면서 삶을 누려보자, 파이어족들이여~!!